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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** 저무는 날에

금빛여정 2010. 3. 3. 09:37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저무는 날에


날이 저물어 가듯

나의 사랑도 저물어 간다


사람의 영혼은

첫날부터 혼자이던 것

사랑도 혼자인 것

제 몸을 태워야만이 환한

촛불 같은 것


꿈꾸며 오래오래 불타려 해도

줄어드는 밀랍

이윽고 불빛이 지워지고

재도 하나 안 남기는

촛불 같은 것


날이 저물어 가듯

삶과 사랑도 저무느니

주야사철 보고지던 그 마음도

세월따라 늠실늠실 흘러가고

사람의 사랑

끝날엔 혼자인 것

영혼도 혼자인 것


혼자서

크신 분의 품안에

눈감는 것


 

   - 김남조 시인의 <저무는 날에>중에서 -

 

아무리 좋은 사람들과 하루를 보내더라도

날이 저물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듯이,

집에 시끌벅적한 가족이 있더라도

잠은 온전히 혼자 들어야 하듯이,

사는 동안에 외로움은 찾아오기 마련입니다.

하지만 늘 혼자라는 것을 백퍼센트 인정하면

외로움도 덜하고 원망도 덜할텐데 말이죠.

그리고 서로를 그저 환하게 밝혀주면서...

그렇게 살면 되는거 아닐까요.

눈감는 것