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육신이란 여행가방그때 잃어버린 여행가방은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.만일 누가 그 가방을 연다면 더러운 속옷과 양말이 꾸역꾸역, 마치 죽은 짐승의 내장처럼 냄새를 풍기며 쏟아져 나올 것이다. 그러나 내가 정말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이 육신이란 여행가방 안에 깃들였던 내 영혼을, 절대로 기만 할 수 없는 엄정한 시선,숨을 곳 없는 밝음 앞에 드러내는 순간이 아닐까. - 박완서의 '잃어버린 여행가방' 중에서 -