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
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
시간의 재가 되기 위해서 타오르기 때문이다
아침보다는 귀가하는 새들의 모습이 더 정겹고
강물 위에 저무는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것도
이제 하루 해가 끝났기 때문이다
세상에 뿌리 하나 내려두고 사는 일이라면
먼 이별 앞에 두고 타오르지 않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
이 추운 겨울 아침
아궁이를 태우는 겨울 소나무 가지 하나가
꽃보다 아름다운 것도
바로 그런 까닭이 아니겠느냐
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
어둠도 제 살을 씻고 빛을 여는 아픔이 된다
문정희 님의 <길 끝에 서면 모두가 아름답다>
시작도 찬란하지만 끝도 아름답습니다.
다 태우고 난 뒤의 보람이 있기에
모든 것을 잠시 내려두고 쉴 수 있는 평안이 있기에
그리고 또다른 시작을 준비하는 더욱 귀한 시간이기 때문에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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