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/정호승님의 시

손에 대한 예의..

금빛여정 2012. 11. 13. 23:05

 

 

손에 대한 예의 / 정호승

 

 

 

 

 

 

  

가장 먼저 어머니의 손에 입을 맞출 것
하늘 나는 새를 향해 손을 흔들 것
일 년에 한번쯤은 흰 눈송이를 두 손에 고이 받들 것
들녘에 어리는 봄의 햇살은 손 안에 살며시 쥐어볼 것
손바닥으로 풀잎의 뺨은 절대 때리지 말 것
장미의 목을 꺾지 말고 때로는 장미가시에 손가락을 찔릴 것
남을 향하거나 나를 향해서도 더 이상 손바닥을 비비지 말 것
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지폐를 헤아리지 말고
눈물은 손등으로 훔치지 말 것
손이 멀리 여행가방을 끌고 갈 때는 깊이 감사할 것
더 이상 손바닥에 못 박히지 말고 손에 피 묻히지 말고
손에 쥔 칼은 항상 바다에 버릴 것
손에 많은 것을 쥐고 있어도 한 손은 늘 비워둘 것
내 손이 먼저 빈 손이 되어 다른 사람의 손을 자주 잡을 것 

 

정호승/"손에 대한 예의" 부분

 

두 손으로 누구를 잡고 무엇을 만지느냐에 따라

내가 달라집니다.

남들뿐 아니라 나에게도 아프게 하지 말고

늘 따뜻해야하는 손입니다.

그러나 비굴하지 말아야 할 손입니다.

 

 곡 - Amazing Grace / Giovanni Marradi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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