좋은글/낙서방

봉제산 산책길에

금빛여정 2021. 7. 7. 23:44

 

 

21년 7월 4일

 

휴일 늦은 오후 장맛비가 내린 후 봉제산 산책길에 물안개 가득한

나무숲을 걸으며 물기를 머금은채 반짝이는 나뭇잎과 풀잎, 꽃잎의 싱그러움을 폰카로.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

이 세상에 내 것은 하나도 없습니다.

매일 세수하고 목욕하고 양치질하고
멋을 내어보는 이 몸뚱이를 
'나'라고 착각하면서 살아갈 뿐입니다.

우리는 살아 가면서 이 육신을 위해
돈과 시간, 열정, 정성을 쏟아 붓습니다.

예뻐져라, 멋져라, 섹시해져라, 
날씬해져라, 병들지 마라, 늙지 마라,
제발 죽지 마라.

하지만 이 몸은 
내 의지와 내 간절한 바램과는 전혀 다르게 
살찌고, 야위고, 병이 들락 거리고,
노쇠화되고, 암에 노출되고, 
기억이 점점 상실되고
언젠가는 죽게 마련입니다.

이 세상에 내 것은 하나도 없습니다.

아내가 내 것인가?
자녀가 내 것인가?
친구들이 내 것인가?
내 몸뚱이도 내 것이 아닐진대...
누구를 내 것이라 하고
어느 것을 내 것이라고 하던가?

모든 것은 인연으로 만나고
흩어지는 구름인 것을
미워도 내 인연
고와도 내 인연

이 세상에서 누구나
짊어지고 있는 고통인 것을...
피할 수 없으면 껴안아서
내 체온으로 다 녹이겠습니다.

누가 해도 할 일이라면
내가 하겠습니다.
스스로 나서서 기쁘게 일하겠습니다.
언제 해도 할 일이라면 미적거리지 말고
지금 당장에 하겠습니다.
오늘 내 앞에 있는 사람에게
정성을 다 쏟겠습니다.

운다고 모든 일이 풀린다면
하루종일 울겠습니다.
짜증부려 일이 해결된다면
하루종일 얼굴 찌푸리겠습니다.
싸워서 모든 일이 잘 풀린다면
누구와도 미친듯이 싸우겠습니다.

그러나 이 세상 일은
풀려가는 순서가 있고 순리가 있습니다.

내가 조금 양보한 그 자리
내가 조금 배려한 그 자리
내가 조금 낮춰 논 눈높이
내가 조금 덜 챙긴 그 공간

이런 여유와 촉촉한 인심이
나 보다 더 불우한 이웃은 물론 
다른 생명체들의 희망 공간이 됩니다.

나와 인연을 맺은 모든 사람들이 
정말 눈물겹도록 고맙습니다.

가만히 생각해 보면 이 세상은 
정말 고마움과 감사함의 연속입니다.

ㅡ 프란치스코 교황 ㅡ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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