책꽂이를 치우며
창 반쯤 가린 책꽂이를 치우니 방안이 환하다 눈 앞을 막고 서 있는 지식들을 치우고 나니 마음이 환하다 어둔 길 헤쳐간다고 천만 근 등불을 지고가는 어리석음이여 창 하나 제대로 열어 놓아도 하늘 전부 쏟아져 오는 것을 - 도종환 님의 <책꽂이를 치우며> -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막아서는 경우가 있습니다. 쌓여가는 나의 것들이 내 둘레를 높게 쳐버리면 다른 먼 곳이 잘 보이지 않게 되어 길을 잘못 들 수도 있게 됩니다. 너무 밝아서 보이지 않으면 눈 앞에 든 등불을 조금 비껴보기도 하듯이, 복잡한 머릿속 때문에 판단이 잘 서지 않을 때에도 우리에게 속해있는 것 가운데 조금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 동그란 창을 하나 내어 열어볼 수 있는, 그런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.
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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