소망
새벽, 겨우겨우라도 잠자리에서 일어나
아침 햇살을 볼 수 있기를
아무리 천대받는 일이라 할지라도
일을 할 수 있기를
점심에 땀 훔치며
퍼져버린 라면 한끼라도 먹을 수 있기를
저녁에는 쓴 소주 한 잔 마시며
집으로 돌아오는 기쁨을 느낄 수 있기를
타인에게는 하잘것없는 이 작은 소망이
내게 욕심이라면, 정말 욕심이라면
하나님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
- 박진식 님의 <소망> 중에서 -.
박진식님은 '무갑상선 기능항진증에 의한 각피 석회화증'이라는,
한국에서 단 한명뿐인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입니다.
몸이 돌처럼 굳어져서 손가락조차 움직일 수 없는 무서운 병이지요.
보통 사람에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
누군가에게는 이렇게 가슴아픈 소망이 되기도 합니다.
혹시나 우리가 하는 걱정 가운데 사치는 없었는지,
일상이 주는 고마움을 너무 모르고 살았던 건 아니었는지
되살펴보게 되네요.
Smoke Gets in Your Eyes by Andre Gagnon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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